아임낫오케이(2020, I am not okay with this)
피칠갑을 한 소녀가 다급히 길을 걸으며 고함을 칩니다. "FxxK!!!"
드라마는 이 강렬한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의문을 갖게 만드는 이 장면은 사실 드라마의 첫 장면이자 마지막 장면이기도 합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와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이 만든 '아임낫오케이'의 연출방식은
확실히 전자와 많이 닮아 있기도 합니다. 20분 내외의 짧은 에피소드와 타이틀이 노출되는 방식까지 말이죠.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되면 초능력을 발휘하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초능력이 나오니 설정도 그에 맞게 안티/슈퍼히어로의 이야기로 흘러갈 것 같지만 이 드라마는 그와는 정 반대의 전개입니다.
사춘기 소녀는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고
사소한 감정들에 힘들어하고
어머니와는 자주 말다툼을 하며
학교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습니다.
이 시기 또래 애들이 겪을만한 사소한 일들이 인생 전체를 뒤흔들고 있고
그 스트레스가 극한에 달하면 '초능력'이 나오지만
그것조차 컨트롤 할 수가 없습니다.
때때로 이 초능력으로 인해 자신이 어떻게 바뀔지 두려워하지만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네. 사실 이 드라마는 사춘기 소녀의 복잡하고 불안정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성장 드라마입니다.
거기에 '초능력'이라는 양념 한 숟갈 넣었을 뿐이죠.
때문에 이 드라마는 브라이언 드 팔마가 감독한 영화 '캐리'에서 풀어나간 사춘기라는 주제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 합니다.
드라마의 피칠갑을 한 초능력을 가진 소녀는 캐리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거든요.
그래서... 이 드라마의 주제가 '사춘기'라고 섣불리 단정지을 순 없습니다.
그러기에 이번 시즌1에서는 보여준게 너무 없기 때문인데요.
20분/7화 내내 상황과 떡밥만 던져줄 뿐 어느 하나 속 시원히 이야기를 풀어내진 않고 있습니다.
시즌2가 되어야 이야기들이 풀려나갈 것 같은데,
일단 시즌1이 관심을 모으고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한다면 그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했습니다.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다음 시즌이 나와봐야 제대로 할 수 있겠지만
떡밥의 블랙홀 속에 발 한번 담그는 것도 나쁘진 않아요.
그만큼 재밌게 술술 볼 수 있게 잘 만들어 진 드라마이거든요.
다만 넷플릭스 특성 상 1년에 하나씩 시즌을 공개한다면... 이 드라마는 힘을 많이 잃을 것 같습니다.
시즌2가 좀 더 빠르게 공개되어야 흥미가 유지될 거고 그 목적으로 만든 드라마이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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