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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맨 헌트 : 유나바머 (Manhunt : UNABOMBER, 2017)

by ahoy79 2021. 1. 13.

맨 헌트 : 유나바머 (Manhunt : UNABOMBER, 2017)

- 17년간 잡히지 않았던 폭탄 테러범(일명 유나바머)을 잡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 FBI 행동과학실 /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 / 목표중심적이며 이기적인 주인공 / 기존과 다른 새로운 수사 기법 / 외부에 위치한 결정적인 조력자(여성)
... 네. 왠지 모르게 익숙하시죠? 마인드 헌터와 아주 유사한 소재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 시대배경이 90년대이기 때문에 70년대 프로파일링의 초석을 다지던 시절을 그린 마인드헌터의 스핀오프작으로 착각할 정도에요.
하나의 드라마가 성공하면 그 성공방정식을 철저히 자기복제하고 양산화하는 넷플릭스의 특성이 이 두 드라마에도 영향을 주었을지도...

- 소재는 마인드 헌터와 유사하다고 하지만, 이 드라마만의 독특한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범인을 잡는 과정의 1995년과 범인을 잡은 후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하려는 1997년 두 시대를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2년이라는 이 시간차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주인공(피츠제럴드)이 이 사건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죠.

2. 8부작 중 한 화를 통째로 유나바머(테드 카진스키)의 과거 회상에 할애하는 방식입니다.
범인의 내면을 묘사하는 데 이렇게 1회 분량을 사용하는 점은 꽤나 이례적인 구성으로 보입니다만,
덕분에 극의 마지막, 범인과 수사관의 유죄 판결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심리묘사에 힘이 실리고, 범인의 행동과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범인에 포커싱되어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은 자칫 범인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기에 조심스러워야 하는데, 이 드라마는 그 적정선을 아주 잘 지켜냅니다.

위의 특징들이 8부작이라는 짧은 이 드라마의 구성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선 마인드 헌터보다 훨씬 더 보기 편하고 완성도가 더 높아보이기도 해요.)

- 실제 사건 자체가 왠만한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내용이다보니, '실화'의 덕을 좀 보긴 했을 것 같습니다. 각색 분량도 많이 줄었을 거 같구요.

- 어벤져스에서 비전 역할을 맡은 폴 베타니가 출현하며, 같은 배우 맞나? 싶을 정도로 MCU에서 본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 마인드 헌터 얘기를 하다가 우연찮게 추천을 받은 드라마인데, 두 드라마가 유사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서로 시간차가 있다보니 두 개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상당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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